팔라티노는 펜글씨의 생동감이 특징인 로만 서체로 1948년 독일 라이노 타입사의 헤르만 자프에 의해 16세기 달필가로부터 영삼을 받아 펜글씨의 우아함과 생동감을 세리프 서체에 적용하고자 만들어졌습니다. 헤르만 자프는 독일의 서체 디자이너이자 북 디자이너, 그래픽 디자이너입니다. 세리프 서체로 멜리어 자프 챈서리 산세리프 서체로 옵티마, 스크립트 서체로 자피노 등 수십개의 독창적인 서체를 디자인 했습니다. 팔라티노는 가독성이 뛰어납니다. 본문용 서체가 갖추어야 할 적절한 굵기와 적당한 소문자 높이가 본문을 같은 환경에 잘 읽히게 합니다. 그러나 팔라티노에는 가독성이라는 장점을 넘어선 특별함이 있습니다. 펜글씨가 가진 자연스러운 획의 방향과 굵기, 끝맺음의 자유로움이 글자 하나 하나의 형태에 살아 있으면서도 전체적으로 돌에 새겨진 글자가 주는 것 같은 균형미와 위엄이 흐릅니다. 이러한 특별한이 팔라티노를 화려한 제목용 서체의 영역으로 불러들일 때 이 서체는 맡은 바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팔라티노는 독일 출신의, 현 시대에 가장 영향력이 있는 서체 디자이너 중 한 사람인 헤르만 자프가 디자인한 로만 서체로, 펜글씨의 성격이 특징적입니다. 그는 이 서체의 영삼을 그의 첫 이탈리아 여행이라고 밝힌 적이 있으며, 팔라티노라는 이름은 16세기 르네상스 시대의 달필가였던 지오반니 팔라티노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헤르만 자프는 그의 나이 십대 때 지방 인쇄소의 견습공으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17세에 당시 독일의 유명 캘리그래퍼이자 서체 디자이너인 루돌프 코흐의 전시에 큰 감며을 받아 캘리그래퍼가 되기로 결심하고 루돌프 코흐와 영국의 에드워드 존스턴 등이 쓴 캘리그래피 관련  책과 교본 등으로 독학을 했습니다. 루돌프 코흐의 아들인 파울 코흐와 일하면서 본격적으로 서체 제작과 인쇄에 관한 기술을 배웠으며, 이곳을 거쳐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서체 회사 스템페사에서 정착해 아트 디렉터로 일하는 동안 제2차 세계대전 후 타이포그래피의 영역에 큰 영향을 끼친 중요한 서체를 여럿 만들어 냈습니다. 헤르만 자프는 1948년 팔라티노를 만들면서 라이트 버전의 본문용 서체 알두스, 또 팔라티노와 함께 쓰면 좋은 제목용 서체인 미켈란젤로와 시스티나를 함께 디자인해 팔라티노 중심의 서체 가족을 만들었습니다. 그는 캘리그래퍼로 출발하여 금속활자, 사진식자, 디지털 폰트 시대를 두루두루 거친 서체 디자이너입니다. 1977년부터 10여 년간 미국 로체스터 공과대한의 타이포그래픽 컴퓨터 프로그램 교수로 재직하면서 타이포그래피의 디지털화에 공헌하기도 한, 기술에 대한 이해가 뛰어난 디자이너이기도 합니다. 팔라티노의 우아한 특성이 잘 드러나 디자인 프로젝트 중 하나로 영국의 앤 페이버 출판사의 북 커버 디자인이 있습니다. 이 북 커버 디자인의 성공 요인은 이 출판사의 책을 다른 출판사의 것과 구별짓는 하우스 스타일의 개발이었습니다. 영국의 토털 디자인 전문회사 펜타그램의 파트너 존 맥코넬은 출판사의 로고와 책의 제목, 저자를 알리는 간단한 패널 디자인을 고안했고, 이 패널에 책의 향기를 불어넣은 서체로 팔라티노를 선택했습니다. 일관성 있는 패널 디자인은 일러스트레이션이나 사진 등 함께 등장하는 시각 요소를 돋보이게 해주기 때문에 개별 출판물에 각각의 색깔을 부여하면서도 출판사만의 아이덴티티를 지속적으로 인식시키는 효과를 부여합니다. 펜타그램이 디자인 패널 속 팔라티노 서체는 고전적이면서도 활기 있는 모습으로 서체를 통한 지적 경험의 세계에 한 번 빠져보라는 듯이 유혹하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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