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봉은 타이포그래피의 거장인 얀 치홀트가 남긴 선물인 사봉은 1967년 얀 치홀트에 의해서 1960년대 인쇄 환경이 요구하는 보다 가독성 있고 경제적인 새로운 본문용 서체의 개발을 목적으로 탄생되었습니다. 얀 치홀트는 모던 타이포그래피 이론서 신타이포그래피와 타이포그래픽 디자인의 저자입니다. 나치의 박해로 스위스로 이민해 평생 알파벳 레터링과 타이포그래피를 연구한 거장입니다. 신타이포그래피라는 이론서로 20세기 모던 디자인 운동의 정신과 형태를 그래픽 디자인과 타이포그래피 영역으로 확장한 얀 치홀츠는 평생을 알파벳과 레터링과 타이포그래피 연구에 몰두한 타이포그래퍼였습니다. 그는 인쇄 출판업이 발달한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간판 제작자이자 레터링 디자이너의 아들로 태어나 일찍부터 글자를 둘러싼 조형의 영역에 관심을 두었습니다. 17세에 그래픽 아트와 서적 제작 아카데미에 들어가 캘리그라피, 글자 조각, 제본 등 인쇄와 출판 점눈가가 되기 위해 수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수백 년에 걸쳐 존재해 온 서예와 명각을 접하며 과거의 훌륭한 작업들과 교감 속에 있던 젊은이에게 러시아 구성주의나 바우하우스에서 진행되던 모던 디자인의 모습은 역사와 결별한 새로운 형태로 매우 새롭고 흥분되는 것이었습니다. 20대의 얀 치홀트는 모던 디자인을 타이포 그래피와 그래픽 디자인으로 해석하는 일련의 작업들과 이에 대한 열정을 명료한 이론으로 정리하기 시작해 모던 타이포그래퍼의 강한 족적을 남겼습니다. 얀 치홀트 인생의 제2막은 나치의 모던 디자인 운동 박해로 스위스로 망명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출판사의 타이포그래피 디렉터로 일하면서 서체와 타이포그래피에 대해 더욱 진지한 자세와 전문적 식견을 갖추었습니다. 북 타이포그래피의 대가로 인정받아 영국 펭귄 출판사의 타이포그래피 고문으로 위촉되어 펭귀사를 위한 식자 규정이라는 타이포그래피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는 스위스의 여러 출판사, 제약회사 등의 타이포그래피 고문을 생업으로 삼으면서 남다른 소명의식으로 서구 서체의 역사와 뛰어난 명각, 캘리그라피, 레터링, 활자 디자인 등을 찾아 연구했습니다. 주옥같은 서체들을 모아 놓은 알파벳과 레터링 보감은 이렇게 탄생하였습니다. 그의 모든 업적 중 현재의 디자인 현장에서 살아 숨 쉬는 것은 서체 사봉일 것입니다. 사봉은 1960년 독일 인쇄업자들의 새로운 본문용 서체에 대한 요구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평생에 걸친 연구와 실무 경험으로 서체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안목을 갖춘 환갑을 넘긴 디자이너에게는 자신의 일생을 하나의 새로운 생명으로 탄생시키는 것과 같은 의미를 지녔을 것입니다. 새로운 서체는 당시 사용하던 세 가지 금속활자 조판 기술, 즉 손조판과 라이노타입, 모노타입의 기계조판에 사용될 때 그 모양이 서로 다르지 않게 인쇄되고 가독성이 좋아 모든 인쇄 목적에 사용되어야 하며, 당시 가장 보편적 본문용 서체인 모노타입 게라몬드보다 폭이 5% 정도 좁아서 경제적인 서체여야 했습니다. 1967년 얀 치홀트가 새로운 서체를 탄생시켰고, 이는 게라몬드의 우아함을 유지하면서 크기와 굵기 면에서 보다 가독성 있는 우수한 본문용 서체였습니다. 서체의 이름은 무수히 많은 게라몬드나 그 게라몬드의 제자였던 로베르 그랑정 서체인 그랑정 등과 구별하기 위해, 한때 게라몬드의 제자였으며 16세기에 게라몬드의 활자 자음과 모음을 프랑크프루트에 보급했다고 전해지는 자크 사봉의 이름을 따서 지었습니다. 얀 치홀트가 어느정도 바탕을 둔 게라몬드의 견본은 자크 사봉이 프랑크프루트에서 운영하던 활자 주조소에 있던 1592년 서체 견본이었다고도 전해집니다. 사봉은 미국의 그래픽 디자이너 브래드버리 톰슨이 디자인한 워시번 대학 성경책의 서체로 선택되어 종래의 성경책 디자인에서 벗어난 참신한 시도를 뒷받침 하였습니다. 위시번 성경책은 명료하고 차분한 인상을 주는 가독성 좋은 사봉서체를 사용했습니다. 본문 크기를 크게하고, 기존의 양끝 맞추기 정렬이 아닌 좌측 정렬로 글줄을 배영하며, 글줄은 읽는 리듬과 의미 단위를 고려해 끊어 주어, 텍스트를 보다 이해하기 쉽도록 디자인하였고 각 장의 시작에는 관련된 명화를 일러스트로 넣어 주요 사건을 강조하였는데, 이는 성경을 읽는 시간과 경험의 질을 높이는 디자인이었습니다. 사봉은 본문용 서체로서의 유용함을 현대 프랑스를 대표하는 서체 디자이너인 장 프랑수아 포르셰의 서체 사봉 넥스트 덕분에 다시금 주목받게 되었습니다. 얀 치홀트의 사봉은 레귤러와 볼드의 두 가지 굵기로 디자인되었지만 사봉 넥스트는 여섯 개의 굴기와 이탤릭, 전문가를 위한 폰트 등을 갖추고 어떤 종류의 타이포그래피 작업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완전한 사봉 패밀리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포르셰는 얀 치홀트가 사봉을 만들 때 기폐조판용 서체를 디자인하기 위해 희생할 수 밖에 없는 디테일을 복구시키고 디지털 폰트 사봉을 보다 균형감 있게 다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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